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읽고 보고 쓰고/책

매니악, 천재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떻게 다를까? 흥미로운 소설 추천 : 벵하민 라바투트 '삶의 풍성함과 복잡함은 아무리 아름답고 완벽하게 균형잡힌 방정식이라 해도 포착할 수 없다.' 책에서 처음 폰노이만, 천재의 생각이 틀렸다 말하는 모르겐슈테론 페이지에서 처음 공감이 갔다.이해할 수 없는 천재들의 사고와 결론에서 찾은 한줄의 안도감이었을 지 모르겠다. 그런데 책을 마무리할 쯤에는 결국엔 천재들의 예견대로 세상은 흘러가고 있다는 점에서 소름이 돋았다.내(보편적인) 삶 속에서 하는 생각과 소신이 그 대세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를 생각하며 약간의 무력감이 들었다. 지대넓얕0에서 흥미롭게 읽어 흐릿하게 기억나는 양자역학 등장에 대한 이야기와 한 물리학자의 죽음.오펜하이머 영화에서 봤던 맨해튼 프로젝트와 미국의 핵 선제 공격 이후의 이야기나름 컴퓨터 전공이라 익숙했던 폰 노이만의.. 더보기
모순, 불행하다고 느낄 때 추천하는 소설 저자: 양귀자 "살아봐야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"  내 불행에 안도하게 하는 모순의 소설이다. 내 불행을 어떻게 받아들일까라는 불편한 문제의 정답을 찾은 듯 했다.주인공인 25세 안진진은 불행하고 가난한 부모에 대해 잔인하리만큼 적나라하게 받아들이면서도 그 자체를 삶의 비밀, 부피감으로 승화한다. 부끄러움, 원망, 자책, 악의 마음도 그 자체로 내 삶을 지리멸렬함에 빠뜨리지 않게 하는 것이라 말한다. 진진의 불행에 위로를 받았다.시간이 지나면서 외면하게 된 내 불행을 다시 곱씹어보고도 오히려 나와 내 가족들을 다독일 수 있는 마음이 들었다. 불행이 있어 행복한, 모순 투성이의 삶을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책이다.  인생의 깊이에 대한 생각이 들 때, 내 삶도 꽤 괜찮다고 이야기해줘야할 때 다시.. 더보기
귀멸의 칼날, 일본 만화책 애니매이션 추천 저자: 코토게 코요하루, "사람을 시기하지 않는 자는 운이 좋을 뿐이다" 넷플릭스로 귀멸의 칼날 애니매이션을 접하고 삼 일 만에 만화책으로 완결까지 읽어버렸다. 총 23권 205화이다. 다 읽고 나서도 흥분되는 감정이 가시지 않아 처음부터 다시 완독했다.  아마도 스토리에 대한 약한 스포가 있을 수 있겠다. 나는 주인공 탄지로보다 아홉 주들에 대한 스토리가 더 재미있었고, 또 착한 귀살대보다 인간시절의 스토리를 갖고 있는 악당 오니들의 캐릭터에 애착이 더 간다. 내 최애는 상현3 아카자, 상현1 코쿠시보. 일본 이름이 입에 착착 붙는 게 신기할 정도로 이야기에 폭 빠졌다. 이 둘 각각의 마지막 전투 장면도 감동적이다. 둘은 다른 오니들과 다르게 스스로 더 강하지만 악하게, 인간의 모습과 멀어지도록 진화하.. 더보기
[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]나는 내용없는 텅 빈 인간일지도 모른다 개성이 또렷한 친구들 사이 색채가 없는 쓰쿠루.. 주변사람들이 나에게 던지는 말과 행동에 의해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를 걱정하고 고민한다. 그런 고민을 하느라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를 잊기도 하고 어쩌면 나는 주변 사람들의 인정만이 내가 바라는 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. 다자키 쓰쿠루가 20살부터 30대 중반이 되도록 진솔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없을 정도의 상처를 안고 살아온 이야기에 비하면, 그가 그룹에서 추방당하고 그룹이 사라질수밖에 없었던 주변사람들의 사정은 너무나..단조롭게 느껴졌다. 쓰쿠루는 모든 진실을 대면하고 나서야 비로소 사라에 대한 본인의 진심을 드러낼 수 있게 된다. 그 진심의 크기가 늘어난 게 아니라 진실 속에 사실은 쓰쿠루의 잘못은 없었고, 색채가 없는 쓰루쿠가 사실은 누.. 더보기
[인간실격] '세상이란 개인이 아닐까.' #인간실격 #다자이오사무 '제가 가진 행복이라는 개념과 이 세상 사람들의 행복이라는 개념이 전혀 다를지도 모른다는 불안. 저는 그 불안 때문에 밤이면 밤마다 전전하고 신음하고, 거의 발광할 뻔한 적도 있었습니다.' 죽고싶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다. '세상이란 개인이 아닐까.' 주인공은 세상에 인간답지 못한 자신이 들통날까봐, 세상이 자신을 평가하고 판단할까 두려워하며 살아간다. 그 두려움 때문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고나서 깨닫는다. '세상. 저도 그럭저럭 그것을 희미하게 알게 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. 세상이란 개인과 개인 간의 투쟁이고, 일시적인 투쟁이며 그때만 이기면 된다. 노예조차도 노예다운 비굴한 보복을 하는 법이다. 그러니까 인간은 오로지 그 자리에서의 한판 승부에 모든 것을 걸지 않는다면.. 더보기